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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tuer.세오/비주제 생각노트

[잡담]슈퍼갑 네이버와의 사투 이야기 - ① 블로그 저품질

by 세오APL 2016. 1. 9.

 

 

한국 온라인 슈퍼 갑, 네이버와의 사투 이야기 - ①

- 블로그 저품질에 대한 이야기

 

 

사업을 시작 하기 전 근무했던 회사에서도 온라인 마케팅 업무를 진행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작정 시작했었던 기업 블로그 운영. 단지 회사의 로고를 한 번이라도 더 많은 사람의 눈에 담아보고자 시작했다.

 

국내에는 수많은 블로그가 있고, 또한 수많은 사이트들이 존재하는데 그 운영 목적은 제각각 다르다. 나의 목적은 순수하게도 (멍청할 수도 있다) 상업적인 목적이라기보다는 좋은 목적을 가지고 있는 우리 회사가 한번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지고,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기업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이 더욱 강했다.

 

 

 

<어찌 보면 멍청했던, 그러나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한 블로그>

 

 

우리는 어떤 궁금한 점이 생겼을 때, 좀 더 세부적으로 나아가 어떤 물건을 사고싶을 때, 대부분이 네이버를 통해 검색을 하고, 사람들이 직접 사진을 찍어 리뷰한 블로그 포스팅을 보며 구매를 결정한다.

 

그러나 한번쯤은, 필요한 정보는 없으면서 누가 봐도 광고성 글인 것이 확연히 느껴지는 글을 보고 내심 불쾌한 마음을 들었던 분들이 상당하다고 생각해본다. 심지어 그런 광고글이 검색결과 최상단에 올라오는 경우들이 많다.

 

그러한 기억들 때문에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에는 정말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얻고, 단순한 광고보다는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자 라는 철칙을 나도 모르게 세워버린 것 같다. 때문에 직장생활을 할 때에도 무조건 상품광고용 포스팅을 해달라는 상부의 지시를 열심히 막아서는 방패막이가 되려 애썼던 기억이 생생하다.

 

매일 업계에 관련한 유익한 정보들을 찾고, 공들여 포스팅하는 것부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복사하여 도배하듯 붙여넣기 한 이웃과의 댓글 또한 마음에 들지 않아 이웃이 정성들여 포스팅하는 만큼 꼼꼼히 읽어 댓글을 달았다.

 

 

 

 

 

 

 

 

<글을 잘 써도, 블로그가 망하는 것은 한 순간이다>

 

 

그러나 왠걸, 블로그 운영은 나의 순수한 바램과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절대 쉽지만은 않았다.

 

한 번은 이런 적이 있다. 그 날은 제헌절이었고 이 날은 쉬는 날일까? 쉬는 날이 아닐까 궁금해 하던 차에 이 주제를 가지고 포스팅을 하자! 라는 생각으로 글을 발행했고 결과적으로 나와 같이 궁금해하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주었다. 네이버 검색시 1페이지에 첫 번째 글로 발행이 된 것이다.

 

평소 2천~3천으로 들어오던 블로그가 하루만에 4만 5천명이 방문했다. 미친듯이 쭉쭉 올라가는 방문자 수를 보면서 뛸듯이 기뻐했지만 그 기쁨은 딱 하루로 끝났다. 바로 다음 날 부터 소위 말하는 네이버 블로그 저품질에 걸려버린 것이다.

 

사실 그 저품질이라는 단어의 존재도 알 지 못했던 때였다. 제헌절 포스팅을 한 날 이후부터 2~3천명이었던 방문자 수는 100명 미만으로 뚝 떨어졌다. 상당히 당황했고 혼란스러웠다. 대체 왜? 나는 나쁜 글을 쓴 적이 없는데.

 

네이버 블로그는 자체적으로 블로그 품질을 가늠해보는 내부 '봇'이 있다고 한다. 아마도 평소 방문자 수와는 다르게 너무나 많은 방문자 수를 기록해버렸던 탓일까. 네이버 봇이 내가 운영하던 블로그에서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방문자 수를 캐치하고 불법 프로그램 등으로 수작을 부렸다고 판단하여 내려진 조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떤 글을 작성해도, 아무리 공을 들여 정성스러운 포스팅을 한다고 하더라도 내가 쓴 글은 무조건 검색 페이지 3페이지에 뜰 뿐이었다. 이 때, 얼마나 큰 좌절감과 박탈감을 느꼈는지 아마 당해보지 않으면 결코 가늠할 수 없으리라.

 

 

 

 

 

 

 

< 순수한 마음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면 망한다? >

 

 

같은 주제라 할지라도 해당 글에 대한 품질(?)은 각 블로거들마다 제각각 다르다. 진정 방문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 자체가 시스템으로 짜여진 (사람이 아닌) 봇이라는 것이 지금도 상당히 안타깝다.

 

사실, 수십만에서 수백만, 어쩌면 더욱 많을지도 모르는 블로그들의 품질을 인력으로 측정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지만 진심을 다해 정성들여 글을 쓰는 블로거들을 한 순간에 내팽겨친다는 것이 얼마나 불합리적인 일인가.

 

지금도 '블로그 저품질', '3페이지의 저주' 등을 검색해보면 상당히 많은 블로거들이 이와 같은 경험을 했고, 애정을 가지고 키워온 블로그를 버릴 수 없어 눈물을 머금으며 운영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진정 양질의 블로그문화를 창출해내기 위해서는 네이버의 노력이 필요하다 >

 

 

네이버 자체적으로 블로그 저품질에 대한 제재에 대해 공식적으로 안내한 바는 없으나 수 많은 블로거들이 오늘도 저품질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양질의 콘텐츠로 긍정적인 블로그 문화를 만들어나가고자 생겨난 제도임이 분명하지만 실제로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블로거들에게까지 피해가 간다는 사실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더욱 큰 문제는, 이에 대해 네이버는 블로그 관련 고객센터를 아예 운영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당신 블로그 저품질먹였는데, 뭐 때문에 저품질 먹은건지는 알려줄 수 없고, 우리 운영방침이 이러이러하니 이를 바탕으로 운영하다보면 언젠간 풀릴건데, 풀린 건 알려주지 않으니 알아서 모니터링하시요~' 라는 식의...(?) 상당히 부족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품질 블로그'가 되었다는 사실도 알려주지 않는다. 내가 쓴 글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봤을까, 블로거라면 가장 먼저 궁금해 하는 방문자 수 확인을 통해 블로거들이 직접적으로 느끼게 되는 상당히 불쾌하면서도 확실한 짐작으로 알게 된다.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 없어서는 안될 네이버는 어떻게 보면 온라인 상의 한국이라고도 볼 수 있다. 어떤 검색어로 검색을 해도 관련된 정보를 쉽고 편하게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고 나 또한 상당히 많은 도움을 얻어왔다.

 

그러나 그만큼 커질 수 있게 될 수 있었던 것은 네이버를 이용하는 수많은 유저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해본다. 키워드광고나 배너광고, 파워컨텐츠 등과 같이 직접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친절한 고객센터가 운영중이나 직접적인 수익과 연관없는 블로그와 같은 부분에는 상당히 미흡한 고객지원에 대해 네이버는 충분한 변화와 노력이 꼭 필요하다.

 

수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오늘도, 네이버로부터 내팽겨쳐진 수많은 블로거들이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며 소중하게 키워온 블로그를 차마 버리지 못해 끙끙 앓고 있다. 얼마나 더 오랫동안 네이버는 이와 같은 운영을 고수할까 상당히 궁금하다.

 

 

 

 

 

 

※ 관련 기사 - KBS NEWS

 

[취재후/포털시리즈] ⑤ 전화번호 없는 고객센터 … 지식iN서 민원 해결해?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111830&ref=A

 

 

 

 

 

 

 

 

- 주저리주저리. 20160109